2009년 9월 15일 화요일

brain은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brain은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인간은 오감을 가진 동물이다.

시각, 촉각, 미각, 후각, 청각이 그것이다.

오감이란 무엇인가?

좀 어렵게 말하자면, 세계에서 전달되는 물리적 에너지를 우리 몸 안에서 판단할 수 있는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관을 의미한다.

 

시각을 보자.

우리가 어떤 물체를 본다 고 할 때,

빛에너지가 망막에 투사된다. 이것을 retinal image(망막 이미지)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망막은 3차원이 아니라 2차원이라는 것.

이에 대한 논의도 오랜 시간 할 수 있지만, 너무 곁가지 치는 이야기이니 줄이도록 한다.

망막에 투사된 이 이미지는 망막에 있는 추상체와 간상체 세포에 의해 생체신호로 변환된다.

논의가 더 디테일한 곳으로 흐르면 헛갈리기 시작하니까 여기까지 하자.

 

즉, 빛은 망막세포에 의해 인체가 해독할 수 있는 신호로 변환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3차원 공간에서 전해진 빛에너지가 망막의 2차원 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에너지의 속성도 변화된다.

에너지 속성이 변화한다는 것은 중요한 함의를 지니는데,

속성의 변화는 우리가 지각하고자 했던 대상의 실체를 정확하게 지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계란이라는 실체가 있다고 하자. 계란의 중요한 특성은 둥글고, 딱딱하고, 대부분 갈색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빵을 만들기 위해 계란을 밀가루와 섞어 버렸을 때 그리하여 계란의 중요한 속성 자체가 사라져 버렸을 때, 그 빵속에 계란이 들어가 있는지를 정확하게 지각하기란 상당히 어렵다(물론, 미식가들은 계란의 속성 중 맛을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즉 속성의 변화는 계란이 가지고 있던 원래 속성을 사라지게 만들며 다만, 계란이 가지고 있던 다른 특성만 빵에 녹아들게 하는 것이다. 빵의 모양만 보고서는 그 속에 계란이 있는지 알 수는 없는 것이다.

 

세상은 대부분 유형의 object(물체)로 구성되어 있다.

이 유형의 물체는 형태(Form)와 색깔(Color)을 가지고 있으며, 형태와 색깔은 움직임(Movement)을 가질 수 있다. 인간은 이러한 물체를 인식하기 위해 F+C+M이라는 요소를 활용한다. 물체가 가진 그외의 속성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인간은 다만 이 3가지 속성을 활용한다.

 

F, C, M은 빛 에너지를 매개로 하여 망막 이미지로 변환되며, 이것은 시신경을 통해 외측슬상핵(LGN)을 지나 대뇌 후두엽에 위치한 1차 시각 피질(뒤통수 쪽이라고 보면된다)로 전달된다. 1차 시각 피질은 우편물 수집소처럼 외부에서 들어오는 시각정보가 모이는 곳이라고 보면된다. 즉, 이곳에서부터 대뇌 각 부분으로 시각정보를 재전송 하는 것이다.

 

크~ 어려워진다.

1차 시각 피질(striate cortex, 혹은 V1, 혹은 primary visual cortex)의 전달 경로가 크게 3가지로 나뉘어 진다는 사실이다. 이 3가지 경로는 우리가 바라본 물체의 속성이 한꺼번에 지각되는 것이 아니라 3가지 경로로 나눠진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 경로는 Ventral Stream(VS), Dorsal Stream(DS), Superior Temporal Sulcus(STS)라고 밝혀지고 있는데, 각 경로마다 지각되는 물체의 속성이 다르다.

 

VS는 물체가 '무엇'인지 파악한다. 물체의 모양과 색깔을 파악하는 것이다. DS는 물체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STS는 물체의 시공간적 특성(요건 좀 어렵다)을 파악한다.


뇌가 세상을 파악하는 것을 정보처리과정으로 설명하면 이렇게 어려워진다. 그러나, 분석적인 논의에서 건질 수 있는 essence는 에너지의 변환, 즉 정보 속성의 변환이라는 점이다. 속성의 변환에서 중요하게 논의했던 것이 속성의 변화는 실제 우리가 바라본 물체가 실제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의가 철학적으로 흐를 수 있지만, 이러한 논의를 실제 생활과 연계해서 생각해 보자. 우리가 보고 느끼는 많은 것. 즉 수많은 물체와 사건은 결국 실제 그대로 지각되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속성 중 몇 가지만 지각되며, 나머지 정보는 손실된다.


여기서 제기될 수 있는 질문이 '정확한 앎(Knowing)이란 존재할 수 있는가?' 인간의 많은 활동이 앎과 관계되어 있다. 앎은 지식(Knowledge) 습득을 기초로 하며, 지식은 정말정말정말 복잡하게 만들어져 있다.



존 마에다는 단순함(simplicity)을 이야기한다.

정보가 단순하지 않으면 그 정보(혹은 지식이라 할 수도 있다)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결과적으로 그 정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며, 사용하지 못하는 지식은 나와 관련없는 지식이 되어 버린다.


뇌는 물체의 속성 중 3가지를 지각한다고 하였다(시각적인 측면에서만). 즉, 모양, 색깔, 움직임이 복잡하게 설계된 정보는 뇌가 처리하기 힘들어진다. 정보는 그 정보를 수용하는 수용체(뇌)의 속성에 맞게 설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들어, 텍스트만 꽉 채워진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본 기억이 있는가? 그것은 뇌의 속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읽혀지지 않는 정보일 뿐이다. 그것이 앎이 될 것이란 믿음은 착각이다.


뇌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대로 정보가 가공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은 지식으로써, 정보로써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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