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1일 수요일

왜...

 

바닥 난방이 안되는 방에서 긴 겨울을 났습니다.

10만원 사글세 방에서 살던 걸 생각하면

이곳도 천국입니다.

 

학교에서 뒹굴던 하얀 벽시계가 또각또각 거리고,

서울 가시던 교수님께서 남겨주신 커다란 책상이 넓게 펴져 있고,

많은 물건들 때문에 어지러운 방.

 

마음이 어지럽습니다.

어지러운 마음.

생각도 어지럽습니다.

 

대체 무엇때문에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아니 '왜'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왜 공부하고,

왜 일하는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나는 상상한다.

새벽에 일어나 문득 담배를 물며 하늘을 본다.

도시의 콘크리트 모서리 사이에 노란 달이 기운다.

찬바람이 달을 밀고 가는 것처럼

빠른 운행을 보이는 달을 보면서

내 삶도 그렇게 휑하니 흘러가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삶이 끝나는걸 생각하면,

참 부질없는 욕심도 많다.

 

어느덧 내 방 가득 쌓인 물건들을 보면서

그 물건에 내재된 수많은 필요가 읽혀지지만,

어느새 그 물건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책도 수없이 쌓여 있지만,

일년에 한 번이라도 펴본 책은 몇 권이나 될까.

책이 아니라, 욕망이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살아가고 싶지만,

그렇게 살면 외로움은 어쩌나 걱정이다.

 

내 주변엔 사람도 없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없다.

 

나는 왜 살아가고 있는가.

자연의 품에서 나서

결국 자연의 품에 녹아버릴 존재인데

나는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 것인가.

 

욕정과 욕망

끊을 수 없는 담배가

내 온몸, 내 온마음을 뒤덮었다.

 

나는 왜 살아가는가.

나의 글쓰기

내 글에 감정이 사라진 느낌이 든다.

마음이 앞서는데 반해, 글이 마음을 담지 못한다.

 

아파하지 못하고,

힘겨워하지 않는다.

 

느낌이 거세된 마음을 마음이라 할 수 있을까.

 

2010년 4월 4일 일요일

사교육 대안에 대한 짧은 생각

1. 주장만 있고, 방법은 없다.

2. 사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아이들의 교육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

3. 지식(Knowledge)이란 무엇인가?

4.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5. 교육은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6. 왜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가?

7. 현재의 교육방식과 개개인의 학습방식은 지식 습득에 효과적인가?

 

2010년 3월 10일 수요일

3월에 눈

3월의 눈...을 본 적 있었던가?

기억에 없는걸 보면,,,

성인이 된 후에는 경험하지 못한 듯 하다.

거의 2주째 비만 오더니... 오늘 밤 드디어 눈까지 내린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밤에

오로지 눈만 위에서 아래로 소리없이 내린다.

똑깍거리는 벽시게 초침소리와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내 청각을 자극할 뿐이다.

 

2010년 3월 9일 화요일

미룸

 

인간은 현재를 살아간다.

그 누구도 과거나 미래를 살아가진 않는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과거와 미래에 얽매어 있다.

"부모님이 나를 그렇게 키우지만 않았어도 난 지금 달랐을텐데..."

과거를 책망하는 말이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안정된 삶을 위해 지금 현재를 희생하자"

미래를 기대하는 생각이다.

 

초점을 현재에 두고 사는 사람은 무책임한 사람 취급 받는다.

 

미루는 것도 미래에 기대어 사는 행동양식이다.

항상 우리는,

'조금 있다 하지뭐'

'이것만 보고 해야지'

'조금만 쉬었다 해야지'

'내일 하지 뭐...'

등등

 

뇌에 지연촉진 영역이라도 있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현재에 해야할 일을 미래로 미루고 있다.

막상 미래에 당도하면 그 미래는 현재가 되고 만다.

그 현재에는 또 미래를 염두에 둘 것이다.

현재를 살지 않고, 미래를 살아가는 것이다.

 

삶은 현재다.

지금 이곳이다.

지금 이곳, 이 순간을 떠나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

개뿔이다.

역사의 그 어디에도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지금 이 순간, 이곳에 있기 때문에 삶이다.

 

미루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