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상한다.
새벽에 일어나 문득 담배를 물며 하늘을 본다.
도시의 콘크리트 모서리 사이에 노란 달이 기운다.
찬바람이 달을 밀고 가는 것처럼
빠른 운행을 보이는 달을 보면서
내 삶도 그렇게 휑하니 흘러가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삶이 끝나는걸 생각하면,
참 부질없는 욕심도 많다.
어느덧 내 방 가득 쌓인 물건들을 보면서
그 물건에 내재된 수많은 필요가 읽혀지지만,
어느새 그 물건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책도 수없이 쌓여 있지만,
일년에 한 번이라도 펴본 책은 몇 권이나 될까.
책이 아니라, 욕망이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살아가고 싶지만,
그렇게 살면 외로움은 어쩌나 걱정이다.
내 주변엔 사람도 없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없다.
나는 왜 살아가고 있는가.
자연의 품에서 나서
결국 자연의 품에 녹아버릴 존재인데
나는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 것인가.
욕정과 욕망
끊을 수 없는 담배가
내 온몸, 내 온마음을 뒤덮었다.
나는 왜 살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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