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1일 수요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나는 상상한다.

새벽에 일어나 문득 담배를 물며 하늘을 본다.

도시의 콘크리트 모서리 사이에 노란 달이 기운다.

찬바람이 달을 밀고 가는 것처럼

빠른 운행을 보이는 달을 보면서

내 삶도 그렇게 휑하니 흘러가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삶이 끝나는걸 생각하면,

참 부질없는 욕심도 많다.

 

어느덧 내 방 가득 쌓인 물건들을 보면서

그 물건에 내재된 수많은 필요가 읽혀지지만,

어느새 그 물건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책도 수없이 쌓여 있지만,

일년에 한 번이라도 펴본 책은 몇 권이나 될까.

책이 아니라, 욕망이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살아가고 싶지만,

그렇게 살면 외로움은 어쩌나 걱정이다.

 

내 주변엔 사람도 없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없다.

 

나는 왜 살아가고 있는가.

자연의 품에서 나서

결국 자연의 품에 녹아버릴 존재인데

나는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 것인가.

 

욕정과 욕망

끊을 수 없는 담배가

내 온몸, 내 온마음을 뒤덮었다.

 

나는 왜 살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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